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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로랑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와 그림책을 넘기다가 문득 물었어요. “엄마, 이거 뭐야?”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 ‘고양이’ 라는 글자였는데, 같은 페이지에 있던 ‘cat’ 이란 단어도 함께 가리키더라고요. 그 순간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있었어요. 한글도 아직 완전히 못 떼는 5살 아이에게 영어를 동시에 노출해도 되는 걸까요?
주변 엄마들 이야기 들어보면 “한글 먼저 확실히 떼고 영어 시작해야 한다”는 쪽과 “어릴 때 두 언어 동시에 노출이 더 낫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렸거든요. 사실 저도 처음엔 몰랐어요. 어떤 게 로랑이한테 맞는 방법인지.
그래서 3개월간 직접 실험해봤어요. 한글 학습과 영어 노출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로랑이가 어느 쪽에 더 집중하는지, 혼란은 없는지,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매일 기록했어요.
48개월 지나서 시작한 이유
전문가들은 적어도 48개월은 지나서 한글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사실 로랑이는 그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어요.) 언어중추가 충분히 발달하고 나서 가르치면 아이가 스펀지처럼 흡수한다는 말에 조급함을 내려놓고 기다렸거든요.
로랑이가 한글에 호기심을 보인 건 4살 후반이었어요. 그림책을 볼 때 그림만 보다가 어느 순간부터 글자를 손으로 짚더라고요. “엄마, 이거 뭐라고 읽어?” 질문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자기 이름을 쓰고 싶어 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한글 놀이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유치원에서 영어 노래를 배워 오기 시작하면서 영어 단어에도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ABC 송을 흥얼거리고, 영어 그림책 표지의 알파벳을 가리키며 “이건 뭐야?” 물어봤어요. 이 시기에 두 언어를 동시에 노출해도 괜찮을지 고민이 시작된 거예요.

3개월 실험 — 어떻게 진행했는지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정확히 3개월간 매일 기록했어요. 하루 30분씩 한글 15분, 영어 15분으로 나눠서 진행했어요. (처음엔 각각 10분씩 시작했다가 로랑이가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씩 늘렸어요.)
한글 시간에는 낱말 카드 놀이, 그림책 읽으며 글자 짚기, 자음·모음 스티커 붙이기 같은 활동을 했어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보며 등장인물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면서 한글을 학습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걸 어디선가 봤거든요. 그래서 학습지보다는 그림책 위주로 진행했어요.
영어 시간에는 파닉스 앱을 5분 정도 보여주고, 나머지 10분은 영어 그림책을 함께 읽거나 알파벳 카드 놀이를 했어요. 엄마표 영어라고 하기엔 제 발음이 형편없어서 앱이나 오디오북을 많이 활용했어요.
중요한 건 로랑이가 선택하게 했다는 거예요. “오늘은 뭐부터 할까?” 물어보면 로랑이가 “한글 먼저!” 또는 “알파벳 먼저!” 고르더라고요. 어느 날은 한글만 하고 싶다고 해서 30분 내내 한글 놀이만 한 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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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도 차이 — 한글이 압도적이었어요
3개월 기록을 정리해보니 확실한 패턴이 보였어요. 한글 활동 시 집중 시간이 평균 12-15분이었고, 영어는 7-10분 정도였어요. 숫자로 보면 거의 두 배 차이예요.
로랑이가 한글 낱말 카드를 가지고 놀 때는 “엄마, 이거랑 이거 합치면 뭐가 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조합을 시도했어요. ‘ㄱ’과 ‘ㅏ’를 붙여서 ‘가’를 만들고, “가방!” 하면서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영어 알파벳은 그냥 모양으로만 인식하는 것 같았어요. ‘A’는 알겠는데 ‘apple’이라는 단어로 연결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4월 둘째 주였어요. 로랑이가 자기 전에 “엄마, 나 오늘 ‘사과’ 썼어!” 자랑하더라고요.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칠판에 쓴 걸 따라 썼다는 거예요. 한글은 이렇게 자발적으로 쓰고 싶어 하는데, 영어는 “ABC 노래 불러줘” 정도였어요.
| 구분 | 한글 | 영어 |
|---|---|---|
| 평균 집중 시간 | 12-15분 | 7-10분 |
| 자발적 요청 빈도 | 주 4-5회 | 주 1-2회 |
| 인지 방식 | 소리+의미 연결 | 모양 암기 |
| 3개월 후 성과 | 2음절 낱말 50개 읽기 | 알파벳 대문자 인식 |
혼란은 없었을까요
솔직히 걱정했던 부분이에요. 두 언어를 동시에 노출하면 아이가 헷갈려 하지 않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혼란은 거의 없었어요.
만 1세가 되면 모국어와 외국어를 구별할 수 있게 되고, 그전에 외국어를 가르치면 모국어 변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 로랑이는 이미 5살이니까 모국어와 외국어를 확실히 구분하더라고요.
“엄마, 이건 한글이야 영어야?” 물어볼 때도 있었어요. 그럼 “이건 한글이고, 이건 영어야” 설명해주면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어요. 두 언어를 섞어 쓰거나 발음이 이상해지는 일은 없었어요.
다만 확실히 느낀 건 한글이 먼저 자리 잡히고 있다는 거예요. 로랑이는 한글로 생각하고 한글로 질문해요. 영어는 그냥 “재미있는 놀이”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시기에는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3개월 후 변화 — 한글 우선순위로 결정
5월 마지막 주, 3개월 실험을 정리하면서 내린 결론은 이거예요. 지금은 한글에 집중하고, 영어는 노출 수준으로만 유지하자.
로랑이가 한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것 같았어요. 마트 간판을 보고 “엄마, 여기 ‘과일’이래!” 소리 내어 읽고, 집에 온 택배 상자에 적힌 ‘주의’ ‘위’ 같은 글자를 찾아내며 자랑했어요. 이 성취감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반면 영어는 ABC 노래 부르고 알파벳 몇 개 아는 정도였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단계에서 영어를 더 밀어붙이면 한글 집중도가 흐트러질 것 같았거든요.
두 가지 언어를 모국어처럼 편하게 사용하려면 20-40% 정도로 외국어를 노출해야 하는데, 대충 계산하면 하루 2-4시간은 외국어를 써야 한다고 해요. 우리 집 환경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어요.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도 못 느꼈고요.
로랑이가 5월 넷째 주 주말에 한 말이 있었어요. “엄마, 나 이제 책 혼자 읽을 수 있어.” 그 말 한 마디가 3개월 실험의 답이었던 것 같아요. 한글로 책을 읽고 생각을 표현하는 게 먼저예요. 영어는 그 다음이라도 늦지 않아요.
우리 집 결론 — 한글 확실히 떼고 영어 시작
6월부터는 한글 놀이 시간을 하루 20분으로 늘렸어요. 영어는 주말에만 ABC 노래 부르거나 영어 그림책 한두 권 보는 정도로 줄였어요.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으니까 로랑이도 부담 없어 하더라고요.
아이가 준비된 것 같다면 그 이후에도 재미있게 놀면서 배워도 전혀 뒤처질 일이 없고, 일찍 교육을 시작하면 오히려 아이와의 관계를 해칠 수 있다는 말이 와닿았어요. 로랑이가 한글을 완전히 떼고 나서 영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아마 7살쯤이 되지 않을까요.)
혹시 비슷한 고민하시는 분들 있으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이가 어느 쪽에 더 반응하는지 직접 관찰해보세요. 집중도, 자발성, 성취감 — 이 세 가지가 답을 알려줄 거예요. 로랑이는 한글이었고, 다른 아이는 다를 수도 있어요.
다음에는 한글 떼기 후 영어 시작한 이야기 들고 올게요. 로랑이가 7살 되면 파닉스 제대로 시작해볼 계획이에요.
본문은 개인 경험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제품·정책·가격 정보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 자주 묻는 질문
❓ 5살인데 한글도 아직 다 못 떼는데 영어 시작해도 되나요?
로랑이 케이스를 보면 동시 노출 자체는 가능해요. 다만 아이가 한글에 훨씬 더 집중하고 성취감도 크니까, 한글 우선으로 하고 영어는 노래나 알파벳 정도만 가볍게 노출하는 게 현실적이에요.
❓ 하루에 한글이랑 영어 각각 몇 분씩 하셨어요?
처음엔 각각 10분씩 시작했다가 아이가 집중하는 모습 보고 15분씩으로 늘렸어요. 중요한 건 시간보다 아이가 ‘오늘은 뭐 먼저 할까?’ 스스로 선택하게 한 거예요.
❓ 두 언어 동시에 가르치면 아이가 헷갈려하지 않나요?
만 1세가 지나면 모국어와 외국어를 구별할 수 있게 됩니다.어와 외국어를 구별할 수 있게 됩니다.나면 모국어와 외국어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하는데, 5살인 로랑이는 확실히 구분하더라고요. ‘엄마 이건 한글이야 영어야?’ 물어볼 때 설명해주면 바로 이해했고, 두 언어를 섞어 쓰는 일은 없었어요.
❓ 3개월 해보니까 한글이랑 영어 집중도 차이가 얼마나 났어요?
한글은 평균 12-15분 집중했고 영어는 7-10분 정도였어요. 한글은 스스로 ‘ㄱ’이랑 ‘ㅏ’ 합쳐서 ‘가’를 만들며 놀았는데, 영어 알파벳은 그냥 모양으로만 인식하는 수준이라 차이가 확실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