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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순 어느 날, 로랑이가 유치원에서 친구 이름표를 보더니 “엄마, 나도 글자 읽고 싶어”라고 했어요. 그때까지 우리는 한글을 일부러 가르치지 않았거든요. 그림책 많이 읽어주고, 길거리 간판 보면서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게 전부였어요. 그런데 5살이 되니 본인이 먼저 궁금해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한 한글 떼기가 6개월째예요. 학습지, 앱, 전집을 다 써봤어요. (사실 처음엔 뭘 선택해야 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시도했거든요)
처음 한 달은 좋았어요. 신기해하고 재밌어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달라지더라고요. 어떤 건 3주 만에 싫다고 했고, 어떤 건 6개월째 매일 스스로 찾아요. 지금 남은 건 딱 한 가지였어요.
학습지 — 첫 3주는 좋았는데 그다음이 문제였어요
제일 먼저 시도한 건 학습지였어요. 주변 엄마들이 “선생님이 집으로 와서 가르쳐주니까 편하다”고 해서 시작했거든요. 웅진 ‘한글 깨치기’ 같은 학습지는 30개월 이상 유아 대상으로 놀이 교재와 함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처음 3주는 정말 좋았어요. 선생님이 오시는 날이면 로랑이가 현관에서 기다리고, 30분 동안 집중해서 따라했어요. 딱지 붙이고 퍼즐 맞추는 게 재밌어하더라고요.
그런데 한 달쯤 지나니까 “오늘 선생님 안 와?”라고 물어보는 날이 늘었어요. 워크북을 펼치면 한 장 하고 나서 “엄마, 이제 놀아도 돼?” 패턴이 반복됐어요. 주 1회 방문이라 꾸준함이 떨어지고, 나머지 6일은 제가 챙겨야 했는데 챙기기 힘들었거든요.
게다가 진도가 느렸어요. 로랑이는 이미 ‘ㄱㄴㄷ’는 아는데, 커리큘럼상 다시 ‘ㄱ’부터 시작하니까 지루해하는 게 보였어요. (개인 맞춤이 아니라 정해진 순서라서요)
3개월 째 되던 날, 로랑이가 “엄마, 이거 안 하고 싶어”라고 했어요. 그날 학습지는 중단했어요.

전집 — 무게와 가격이 부담, 그리고 아이 반응
학습지 중단한 뒤 전집을 알아봤어요. 한글 전집은 보통 20~30권 세트로 나와요. 서점에서 실물을 보니 퀄리티는 정말 좋았어요. 삽화도 예쁘고, 손에 잡히는 느낌도 좋았어요.
근데 문제가 몇 가지 있었어요. 첫째는 가격이었어요. 세트가 보통 15만 원에서 30만 원대였어요. 먹는 것엔 비용 안 아끼지만, 이건 로랑이가 계속 볼지 확신이 안 서서 망설여졌어요.
둘째는 무게였어요. 전집을 집에 쌓아두면 공간도 차지하고, 들고 다니기도 무거워요. 로랑이가 “엄마, 이 책 봐줘”라고 들고 오는데 그럴 때마다 책장에서 꺼내야 하는 게 번거롭더라고요.
셋째는 상호작용이었어요. 책은 일방향이잖아요. 로랑이가 글자를 읽으면 제가 “잘했어!” 해줘야 하는데, 매번 그렇게 반응해주기 힘들었어요. (솔직히 설거지하면서, 빨래 개면서 같이 앉아 있기 어려웠거든요)
결국 전집은 구매하지 않았어요. 대신 도서관에서 한글 그림책을 빌려 읽어주는 걸로 대체했어요.

앱 — 6개월째 매일 스스로 찾는 이유
학습지 중단하고 2주쯤 지났을 때, 같은 유치원 엄마가 “한글 앱 써봤어?”라고 물어봤어요. 처음엔 “스크린 타임 늘어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망설였어요. 우리 집은 주말 무비나이트 빼고는 디지털 노출 최소화하거든요.
그런데 “하루 15분만 하면 되고, AI가 아이 수준 맞춰준다”는 말에 일단 한번 써보기로 했어요. 한글 학습 앱 중 일부는 언어재활사와 교사가 개발한 AI가 평가 결과를 토대로 맞춤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소리로 배우는 파닉스 방식을 게임으로 구현했다고 해요.
첫날 로랑이 반응이 달랐어요. “엄마, 이거 재밌어!”라고 하면서 20분 동안 혼자 했어요. 화면에 ‘잘했어요!’ 나오고 스티커 모으는 게 신기했나 봐요.
2주쯤 지나니까 스스로 “엄마, 한글 하고 싶어”라고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학습지 때랑 완전히 달랐어요. 저는 밥하거나 빨래 개면서 옆에만 있어주면 됐어요. 앱이 알아서 “‘가’를 따라 써보세요”, “‘나무’ 소리를 들어보세요” 안내해주니까요.
가장 좋았던 건 진도가 로랑이 속도에 맞춰진다는 거였어요. 이미 아는 글자는 빠르게 넘어가고, 어려운 건 반복해서 나왔어요. 학습지처럼 정해진 순서가 아니라 AI가 실시간으로 조정해주는 거예요.
6개월 지난 지금, 로랑이는 받침 없는 단어는 거의 혼자 읽어요. 길거리 간판 보면서 “저기 ‘치킨’이래!” 하고, 그림책도 한 줄씩 읽으려고 해요. (완벽하진 않지만 시도하는 게 대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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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 vs 앱 vs 전집 — 우리가 내린 결론
| 항목 | 학습지 | 전집 | 앱 |
|---|---|---|---|
| 비용 | 월 3~5만원 | 15~30만원 (1회) | 월 1~2만원 |
| 부모 개입 | 주 1회 외 6일 챙김 | 매일 함께 읽어줘야 함 | 하루 15분 옆에만 있으면 됨 |
| 아이 흥미 지속 | 3주~1개월 | 책마다 다름 | 6개월+ (현재진행형) |
| 맞춤 진도 | 고정 커리큘럼 | 부모가 선택 | AI 자동 조정 |
| 스크린 타임 | 없음 | 없음 | 하루 15~20분 |
우리 집 결론은 앱이었어요. 비용 부담도 적고, 로랑이가 스스로 찾아서 하니까요. 스크린 타임은 걱정했지만, 하루 15분 정도는 괜찮다고 판단했어요. (주말 무비나이트 2시간에 비하면 훨씬 적잖아요)
대신 앱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어요. 글자를 읽는 건 배우는데, 글자를 ‘쓰는’ 건 따로 연습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린 그림책을 함께 읽고, 주말엔 종이에 이름 쓰기 놀이를 해요.
전문가들은 뭐라고 할까요
육아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48개월 이후에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말해요. 그 이전까지는 책을 읽어주거나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해요. 유아 한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글자를 배우는 과정을 ‘재밌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고, 한글을 배우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이 즐겁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인식하게 되면 초등학교 진학 후 학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우리도 로랑이가 먼저 “나도 읽고 싶어”라고 할 때까지 기다렸어요. 억지로 시키면 한글 자체가 싫어질까 봐요.
혹시 앱 추천해달라는 분들 있으실 텐데요
우리가 쓴 건 토도한글이랑 소중한글이었어요. 토도한글은 액티비티가 3,500개 넘게 있고, 도서관에 200권 정도 책이 있어요. 소중한글은 AI 선생님이 평가해서 커리큘럼 짜주는 게 장점이었어요.
두 앱 다 무료 체험이 있어서 먼저 써보고 결정하시면 돼요. 로랑이는 토도한글 캐릭터를 더 좋아해서 지금은 토도한글만 쓰고 있어요.
프린트 학습지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참잘했어요나 시멘토 같은 사이트도 괜찮아요. 월정액으로 프린트 학습지를 무제한 출력할 수 있고, 집에 남는 이면지로 출력하면 가성비가 좋다는 후기가 많아요.
6개월 써본 진짜 느낌
6개월 전에는 “한글 떼기 어떻게 시작하지” 막막했어요. 주변 엄마들은 다들 학습지 시킨다고 해서 저도 따라 시작했고요. 근데 우리 아이한테 맞는 방식은 달랐어요.
로랑이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걸 좋아하고, 칭찬받는 걸 좋아하고, 게임처럼 재밌는 걸 좋아해요. 그런 로랑이한테는 앱이 딱 맞았던 거예요. 다른 집 아이는 또 다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남들이 다 하니까”가 아니라 “우리 아이는 뭘 좋아하지?”였어요. 3가지 다 써보니까 그게 보이더라고요.
한글 떼기 고민하시는 분들 계시면, 일단 하나씩 짧게 써보세요. 학습지는 첫 달 체험, 앱은 무료 체험, 전집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기. 그러면 우리 아이한테 뭐가 맞는지 보여요. 다음 주에는 로랑이가 요즘 읽는 그림책 이야기를 해드릴게요.림책 리스트 정리해서 들고 올게요.
본문은 개인 경험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제품·정책·가격 정보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 자주 묻는 질문
❓ 한글 앱 하루 15분이면 정말 충분한가요? 더 시키고 싶어지는데요.
저도 처음엔 더 시키고 싶었어요. 그런데 매일 15분을 6개월 꾸준히 하는 게 한 번에 1시간 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더라고요. 오히려 더 시키면 다음 날 안 하려고 해서, 아쉬울 때 끊는 게 핵심이에요.
❓ 학습지 선생님이 오시는 날만 좋아하고 혼자는 안 하는데, 이거 정상인가요?
완전 정상이에요. 우리 집도 똑같았어요. 선생님 계실 때는 신나서 하는데, 워크북 혼자 하라고 하면 한 장 하고 도망가더라고요. 주 1회 방문이라 나머지 6일을 부모가 챙겨야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힘들어요.
❓ 전집 사려고 하는데 너무 비싸요. 꼭 사야 할까요?
저는 안 샀어요. 대신 도서관에서 한글 그림책 빌려서 읽어줬거든요. 15~30만 원짜리 전집 사도 아이가 안 볼 수도 있으니까, 일단 도서관 책으로 반응 보고 나중에 사도 늦지 않아요.
❓ 앱으로 글자는 읽는데 쓰기는 어떻게 연습시키나요?
앱만으로는 쓰기가 부족해요. 우리는 주말에 큰 종이에 이름 쓰기 놀이하고, 마트 장보기 전에 ‘우유, 사과’ 이런 거 같이 써보는 식으로 해요. 억지로 안 하고 놀이처럼 하니까 로랑이가 재밌어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