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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로랑이가 유치원에서 받아온 알림장에 “ㄱ, ㄴ, ㄷ” 세 글자가 삐뚤삐뚤하게 써 있었어요. 선생님이 “요즘 한글에 관심 보이네요”라고 쓰셨더라고요. 그날 저녁, 로랑이가 “엄마, 나 글자 배우고 싶어”라고 했어요. 그래서 다음 날부터 한글 교재를 찾기 시작했죠.
36개월 로랑이가 집중할 수 있는 건 뭘까, 너무 어렵진 않을까, 재미없어하면 어쩌지. 솔직히 다른 집 아이는 벌써 한글 떼었다는 말 들으면 마음이 흔들리잖아요. 그런데 로랑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게 우리집 방식이니까, 일단 5가지를 다 펼쳐놓고 골라보자고 했어요.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학습지 2종, 전집 1종, 워크북 1종, 앱 1종을 돌아가며 써봤어요. 그중 한 가지만 남았어요. 나머지는 서랍에 들어가거나 환불했거든요. 속도 차이가 정말 컸어요.
5월 첫째 주, 5가지를 식탁 위에 펼쳐놓고
일요일 오후, 로랑이랑 둘이 집에 있을 때였어요. 오빠는 골프 나가고, 저는 로랑이랑 뭐 하고 놀까 고민하던 참이었거든요. 그때 “엄마, 글자 해볼래”라고 먼저 말하더라고요.
식탁에 5가지를 쫙 펼쳤어요. 기탄 한글 A단계 워크북, 한글이 야호 1단계 (전집 세트), 밀크T 한글 학습지 (방문 선생님형), 아이챌린지 한글 놀이북, 그리고 한글왕 앱 (태블릿으로). 로랑이한테 “어떤 거 해볼래?”라고 물었더니 한참 고민하다가 색깔 예쁜 아이챌린지를 집었어요. (사실 처음엔 반신반의했어요. 캐릭터에 끌린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첫 주는 아이챌린지로 시작했어요. 스티커 붙이고, 색칠하고, 자음 3개 배우는 게 전부였는데 로랑이가 “또 할래”라고 했어요. 하루에 10분 정도였지만 집중은 잘했어요.
학습지 선생님이 오던 날, 로랑이가 숨은 이유
5월 둘째 주에 밀크T 선생님이 첫 방문을 했어요. 일주일에 한 번 30분씩, 집에 와서 진도 나가고 숙제 검사하는 시스템이었거든요. 선생님은 친절했고, 자료도 알차 보였어요. 그런데 문제는 로랑이였어요.
선생님이 오시기 10분 전부터 “엄마, 나 화장실”이라고 하더니 방에서 안 나왔어요. 겨우 불러서 앉혔는데, 선생님이 “ㄱ이 뭐예요?”라고 물으니까 대답을 안 하는 거예요. 5분 뒤에는 “목 말라”라고 하고, 10분 뒤에는 “배 아파”라고 했어요. 30분 내내 그랬어요.
선생님이 가신 뒤에 물어봤어요. “로랑아, 왜 대답 안 했어?” 그랬더니 “몰라서”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날 아침에 아이챌린지로 ㄱ을 배웠거든요. 아는 걸 왜 말 안 했냐고 물으니까 “선생님이 무서워”라고 했어요. (이게 맞나 싶었어요. 36개월 아이한테 선생님 시스템은 아직 이른가 싶었죠.)
밀크T는 그 주로 중단했어요. 선생님께 “아직 어려서 다음 기회에”라고 말씀드렸어요.
기탄 워크북은 3일 만에 서랍으로
5월 셋째 주, 기탄 한글 A단계를 꺼냈어요. 하루 2장씩, 10분 안에 끝내는 게 원칙이라고 해서 “이거면 부담 없겠다” 싶었거든요. 가격도 5,000원대라 부담 없었고요.
첫날은 괜찮았어요. ㄱ 따라 쓰기, ㄴ 따라 쓰기. 로랑이가 “엄마, 다 했어”라고 보여줬어요. 둘째 날도 비슷했어요. 근데 셋째 날 아침, 제가 “오늘도 할래?”라고 물었더니 “싫어”라고 딱 잘라 말하더라고요. “왜?” 물으니까 “재미없어”라고 했어요.
사실 맞는 말이었어요. 기탄은 반복 훈련형이에요. 같은 글자를 5번, 10번 쓰면서 익히는 방식인데, 36개월 아이한테는 지루했던 거죠. 로랑이가 싫다고 하니까 억지로 시킬 수는 없었어요. 그날로 서랍에 넣었어요.
한글이 야호 전집, 한 달 동안은 좋았는데
5월 넷째 주부터 6월 말까지, 한 달 반 정도는 한글이 야호 전집을 썼어요. 그림책 20권 + 놀이 카드 세트인데, 로랑이가 그림이 예쁘다고 골랐거든요. 가격은 10만 원대 중반이었어요. (먹는 것은 양보 안 하는데, 책은 더 안 아껴요. 교육비는 아깝지 않더라고요.)

처음 2주는 정말 좋았어요. 하루에 한 권씩 읽고, 자음·모음 카드로 놀이하듯 배웠어요. 로랑이가 “엄마, 이거 재밌어”라고 했고, 저도 “이거다!” 싶었어요. 그런데 3주차부터 속도가 느려지더라고요.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으니까 “이거 어제 봤잖아”라고 하는 거예요.
한 달 반 뒤, 자음 14개 중에 10개 정도 익혔어요. 나쁘지 않았죠. 근데 로랑이가 “엄마, 다른 거 해볼래”라고 하더라고요. 전집은 진도가 정해져 있어서, 아이가 자기 속도로 선택하기엔 제약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집은 로랑이가 고르는 게 원칙이니까,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없었어요.)
한글왕 앱, 하루 만에 30분 넘게 붙어있던 날
7월 첫째 주 토요일 아침이었어요. 로랑이가 “엄마, 태블릿 켜줘”라고 했어요. 평소엔 주말 무비나이트 때만 디지털 기기를 쓰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제가 “한글 공부 앱 해볼래?”라고 물었더니 “응”이라고 하더라고요.
한글왕 앱을 깔아줬어요. 월 9,900원 구독형이에요. 처음엔 “10분만 하자”라고 약속했는데, 로랑이가 손에서 태블릿을 안 내려놓는 거예요. 게임처럼 자음을 맞히고, 스티커를 모으고, 캐릭터가 칭찬해주니까 계속 “한 번만 더”라고 했어요.
그날 30분 넘게 했어요. 저는 “디지털 노출 최소화”가 원칙인데, 그 순간만큼은 예외였어요. 로랑이가 “엄마, 나 ㄱ부터 ㅎ까지 다 맞혔어”라고 자랑하더라고요. 사실 처음엔 앱이 좋을까 의심했거든요. 근데 아이가 이렇게 집중하는 건 처음 봤어요.
7월 한 달 동안 주 3회, 한 번에 20분씩 했어요. 8월 초에는 자음 14개를 다 떼고, 모음 10개 중 6개를 익혔어요. 속도로만 보면 다른 교재보다 2배 빨랐어요.
아이챌린지는 지금도 쓰고 있어요
그런데 앱만 쓴 건 아니에요. 아이챌린지 한글 놀이북은 5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거든요. 월 2만 원대 구독형인데, 매달 새 호가 와요. 스티커 붙이고, 색칠하고, 간단한 자음·모음 쓰기가 있어요.
로랑이가 “앱은 재밌는데, 책도 좋아”라고 하더라고요. 앱으로 빠르게 익히고, 아이챌린지로 손으로 쓰면서 복습하는 리듬이 생긴 거예요. 저는 “둘 다 해야 해?”라고 물었는데, 로랑이가 “응, 둘 다 할래”라고 했어요. (로랑이가 고른 거니까, 저는 따라가는 거예요.)
8월 셋째 주 현재, 로랑이는 자음 14개를 다 알고, 모음 10개 중 8개를 익혔어요. “가, 나, 다” 정도는 혼자 읽어요. 3개월 전 “글자 배우고 싶어”라고 했을 때랑 비교하면 정말 달라졌어요.
속도 2배 차이 난 이유는 ‘아이가 고른 것’
5가지를 다 써보고 나니까 하나 확실해진 게 있어요. 교재 자체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고르고 재미를 느끼는지가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밀크T 학습지는 체계는 좋았지만 로랑이가 선생님을 부담스러워했어요. 기탄 워크북은 가성비는 좋았지만 반복이 지루했어요.했어요. 한글이 야호 전집은 그림은 예뻤지만 진도가 정해져 있어서 로랑이 속도와 안 맞았어요.
한글왕 앱은 게임처럼 재밌어서 집중 시간이 길었어요. 아이챌린지는 매달 새로운 게 와서 질리지 않았고요. 이 두 가지를 로랑이가 직접 골랐고, 지금도 “또 할래”라고 먼저 말해요.
3개월 동안 자음·모음 떼는 속도가 2배 차이 났던 이유는 결국 “엄마, 나 이거 할래”라는 한 마디 때문이었어요. 제가 고른 게 아니라, 로랑이가 고른 거였거든요.
| 교재 | 가격 | 사용 기간 | 로랑이 반응 | 결과 |
|---|---|---|---|---|
| 밀크T 학습지 | 월 3만원대 | 1주 | 선생님 부담스러워함 | 중단 |
| 기탄 워크북 A단계 | 5,000원대 | 3일 | “재미없어” | 서랍행 |
| 한글이 야호 전집 | 10만원대 중반 | 1.5개월 | 그림 예쁘지만 반복 지루 | 자음 10개 익힘 |
| 한글왕 앱 | 월 9,900원 | 2개월 (진행 중) | “한 번만 더” 반복 | 자음 14개, 모음 6개 |
| 아이챌린지 한글 놀이북 | 월 2만원대 | 3개월 (진행 중) | “책도 좋아” | 앱과 병행, 복습 효과 |
혹시 “36개월은 너무 이른 거 아니냐”고 물으시는 분들 있을 텐데요. 대한소아과학회에 따르면 만 3세(36개월) 전후로 문자 인식에 관심을 보이는 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라고 해요. 억지로 가르칠 필요는 없지만, 아이가 관심 보이면 놀이처럼 노출해주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로랑이가 “배우고 싶어”라고 먼저 말했으니까, 그 타이밍에 맞춰준 거예요.
그리고 “앱을 매일 쓰면 디지털 노출이 걱정된다”는 말씀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같은 고민 했거든요. 그래서 주 3회, 한 번에 20분 이내로 제한했어요. 나머지는 아이챌린지 책으로 손글씨 연습하고요. 앱과 책을 섞으니까 균형이 맞더라고요.
다음 주에는 로랑이가 “받침 배우고 싶어”라고 하면 받침 교재 후기도 정리해 볼게요. 지금은 “가, 나, 다”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거든요.
본문은 개인 경험과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제품·정책·가격 정보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 자주 묻는 질문
❓ 36개월이면 한글 시작하기 너무 이른 거 아닌가요?
아이가 스스로 관심 보이면 시작해도 괜찮아요. 로랑이처럼 유치원에서 글자 써오거나 “배우고 싶어”라고 말하면 그게 적기예요. 단, 억지로 앉혀서 가르치는 건 역효과라서 아이가 싫다고 하면 바로 멈추는 게 맞아요.
❓ 학습지 선생님 방문형은 왜 안 맞았나요?
36개월 아이한테 낯선 어른이 정해진 시간에 와서 질문하는 게 부담이었어요. 로랑이는 아는 걸 물어봐도 긴장해서 대답 못 하고 화장실에 숨더라고요. 차라리 엄마랑 편하게 하는 게 이 나이엔 더 맞았어요.
❓ 기탄 워크북은 왜 3일 만에 그만뒀어요?
같은 글자를 5번, 10번 반복해서 쓰는 방식이라 36개월 아이한테는 너무 지루했어요. 로랑이가 “재미없어”라고 딱 잘라 말해서 서랍에 넣었는데, 초등 직전이나 반복 학습 좋아하는 아이한테는 맞을 것 같아요.
❓ 5가지 중에 결국 뭐가 제일 효과 좋았나요?
아이챌린지 한글 놀이북이랑 한글왕 앱이 끝까지 남았어요. 로랑이가 직접 고른 것들인데, 스티커·색칠·게임처럼 놀이 요소가 있어서 “또 할래”라고 먼저 말하더라고요. 자음·모음 떼는 속도도 다른 것들보다 2배 빨랐어요.
